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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버이날 |
| ㆍ작성자 : 허장호 |
ㆍ작성일 : 2017-05-06 (토) 07:19 |
ㆍ조회 : 2223 |
꽝! 6.25전쟁의 포성은 1953년 7월 27일 휴전협정으로 사라졌습니다. 그러나 전쟁터에서 남편과 자식을 잃은 어머니들의 상처까지 사라진 것은 아니었습니다. 정부는 이 어머니들을 위로하기 위해 5월 8일을 '어머니날'로 제정했습니다. 1955년의 일입니다.
시간이 흘러 전쟁으로 허물어졌던 경제가 활기를 찾을 즈음 아버지들이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어린이날도 있고, 학생의 날도 있고 '심지어 쥐 잡는 날도 있는데' 왜 아버지날은 없는가"하고 말입니다. 어떤 아버지는 '여성 상위 시대'라 그렇다고 했고, 어떤 어머니는 '1년 365일이 몽땅 아버지날'인데 무슨 소리냐고 했습니다.
정부는 1973년 5월 8일부터 '어머니날'을 '어버이날'로 바꿨습니다. 어머니날의 취지를 살리는 한편 핵가족이 보완되면서 약해진 효심과 어른 공경하는 마음을 강화하기 위해서입니다. 동네마다 "조상에 감사를, 부모에 효도를, 어른에 존경을"이란 표어가 걸리고, '국민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할 것 없이 학생들은 빨강, 분홍 습자지로 카네이션을 만들었습니다. 아버지는 "어버이 은혜 감사합니다"라는 리본이 달린 카네이션을 훈장처럼 달고 외출하셨고, 어머니는 카네이션 색이 다 바래도록 거울이나 액자, 달력 앞에 걸어두고 보고 또 보셨습니다.
어버이날엔 70세 이상 어르신에게 고궁을 무료로 개방하고, 목욕비와 이발비도 절반만 받았습니다. 경찰은 밤늦게까지 술 마시다 통금을 넘긴 사람도 어버이날 아침은 식구들과 같이 먹을 수 있게 '특별 훈방'조치했고, 체신부 또한 멀리 떨어져 사는 자녀들이 전보로나마 감사 인사를 드릴 수 있게 경축전보 요금을 할인해주었습니다. '빨간 내의'는 첫 월급 선물뿐만아니라 어버이날 선물로도 대중적인 인기를 끌었고, 양복지나 한복지는 고급 선물에 속했습니다.
'자식인 동시에 어버이'가 되어 맞이한 어버이날. 그때 더 잘해드리지 못한 것이 콧등 시큰하고,가슴 아립니다. 하지만 내 자식들이 내 나이쯤 되어 어버이날 나를 추억할 때는 미소 지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아모르 파티(Amor fati)! '운명을 사랑한 삶'을 사셨다고 기억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출처:월간<공무원연금> 2017년 5월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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