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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시대의 보학자들 ―육보(肉譜) 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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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ㆍ작성일 : 2018-08-25 (토) 00:57 | ㆍ조회 : 381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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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는 보학에 밝은 사람을 살아있는 족보, 즉 ‘육보’(肉譜)라 불렀는데, 육보는 보학에 해박하였던 당나라 조주(趙州) 사람 이수소(李守素)의 별칭이었다. 우리나라에서 육보로 통한 인물은 정곤수(鄭崐壽), 이춘영(李春英)을 비롯하여 정필동(鄭必東), 박사정(朴思正), 이숙(李鏽) 등을 들 수 있는데, 박사정은 {백씨보략}(百氏譜略), 이숙은 {우모통편}(寓慕通編)이라는 독자적인 저술을 남겼다. 이 밖에 {씨족원류}(氏族源流)를 지은 조종운(趙從耘), {동국제성보}(東國諸姓譜)를 지은 정시술(丁時述), {성원총록}(姓苑叢錄)을 지은 임경창(任慶昌), {백가보}(百家譜)를 지은 허함(許涵), {씨족원류}(氏族源流)를 지은 이경렬(李景說), {벌열통고}(閥閱通攷)를 지은 이덕무(李德懋), {만성총보}(萬姓叢譜)를 지은 유언선(兪彦䥧), {배천족보십세보}(白川趙氏十世譜)를 지은 조연구(趙衍龜) 등과 양주조씨 출신의 조진석(趙晉錫), 가석(嘉錫) 형제도 보학의 대가로 이름이 알려져 있다. 한편 이황은 선대의 누락된 세계를 추적하여 {진성이씨족보}(을사보) 편찬의 토대를 다졌고, 역동서원 건립 뒤에는 우탁의 가계를 선양하기 위해 손수 {단양우씨족보}를 편찬한 것으로 보아 그 또한 보학에 상당한 조예가 있었던 것 같다. 보학과 관련하여 주목할 또 한 인물은 {이재난고}의 저자 황윤석(黃胤錫)인데, 그가 수사(手寫)한 <족도>(頤齋譜學)가 현존하니 정밀한 연구가 요망된다. 족보는 시대적 산물의 전형이다. 주자학의 심화 과정은 족보 편찬에서도 피[血]보다 법(法)을 중시하는 체계를 강요하였고, 우리는 그것을 전통으로 믿고 있다. 그러나 그것은 무지와 식견의 부족에서 기인하는 편견에 지나지 않는다. 남자가 여자보다 우위에 있고, 양자(법자)가 서자(혈자)보다 대접받는 세태는 지난 300년 동안의 전통이었을 뿐 시대를 관통하는 통념이 아니었음을 알아야 한다. 순환구조에서 역사를 바라볼 때, 상속에서 자녀균분이 법제화되고, 족보에 여자의 이름이 직서(直書)되는 지금의 풍조는 분명 임진왜란 이전의 사회상과 많이 닮아 있다. 족보를 죽은 자의 명첩일 뿐이라고 빈정대는 사람도 있지만, ‘사자(死者)의 명첩’에서 생동하는 역사적 정보를 채집하는 것이야말로 전통을 제대로 이해하는 또 하나의 열쇠가 될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아무나 할 수 없다. 숲과 나무를 함께 볼 수 있는 안목, 주자학적 사회인식에 매몰되지 않는 객관적 자세를 가진 자에게 길은 열릴 것이다. 그 길의 시작점은 족보에 대한 학구적 관심이다. 역사문화연구원 [출처] 조선시대의 보학자들 ―육보(肉譜) 2|작성자 블레이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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