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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작성일 : 2017-10-26 (목) 14:32 | ㆍ조회 : 4607 |
햇살이 가득한 기운 속에 합천공파종중 회관 앞과 맛 좋기로 소문난 설렁탕 전문점 은하식당은 이른 아침부터 시끌벅적하다. 오늘은 합천공파종중의 파조인 17세 합천공 휘 훈(薰)을 위시하여 그 하계 선조님들에게 시제를 올리는 합천공 시제(은거당 시제) 날이다. 제관들을 태우고 경기도 연천의 은거당 묘역으로 출발할 버스 또한 이른 아침부터 합천공파종중 회관 앞에서 대기하고 있다. 합천공 하계로 벼슬과 학문으로 유명한 분들이 많지만 좌찬성을 지낸 19세 동애공 휘 자(磁)와 우의정을 지낸 22세 미수공 휘 목(穆)은 우리들에게 특히 더 잘 알려진 분들이다.
버스가 미수 허목 묘역(은거당 묘역) 주차장에 다다르니 주차장에는 벌써 많은 승용차들이 빼곡이 들어차 있었다.
(시제에 앞서 '양천허씨 송가'를 제창하고 있는 제관들의 모습)
은거당 묘역 잔디 광장에서 합제로 모셔지는 시제는 1부와 2부 이렇게 두 번의 시제로 나뉘어져 모셔진다. 1부는 17세 합천공 휘 훈(薰)부터 22세 영월공 휘 서(舒)까지 모시며, 바로 이어지는 2부 시제는 은거당 종손가(미수공의 종손계)의 시제로 미수공의 첫째 아들인 23세 운한공(雲翰公) 휘 훤(翧)부터 31세 심석공 휘 헌(憲)까지 모신다. 은거당 시제는 지난 2011년부터 조선 시대의 전통 시제 방식인 묘제를 개혁하여 현재 합제로 모시고 있다. 이 합제는 5헌으로 구성되어 초헌은 은거당 종손가 내외가 함께 올리고, 아헌과 3헌은 정해진 제관이, 4헌은 허씨가로 시집 온 며느리와 허씨 따님이 함께, 5헌은 아이들이 조상님들께 다과를 올리며 예를 행하는 것으로 이루어진다. 올해는 특히 여헌(旅軒) 장현광(張顯光) 종손과 인동장씨대종회 장병화 전 회장님, 그리고 의성 김씨 집안에서 김창현 교수님이 시제에 참석하여 6헌으로 미수공께 잔을 올렸다.
(은거당 종손 내외가 초헌을 올리고 있는 모습)
(허씨가 며느리와 따님들이 4헌을 올리는 모습)
(허씨가 아이들이 5헌으로 조상님께 다과를 올리는 모습)
(여헌 장현광 종손이 미수공에게 잔을 올리고 있는 모습)
여헌(旅軒) 장현광(張顯光, 1554~1637) 선생은 조선 중기(17세기) 학문에만 전념한 유학자로서 퇴계 이황의 문인들로부터도 그 권위를 인정받은 영남학파의 대표 유학자 중 한 분이다. 선조조에 류성룡 등의 천거로 수 차례에 걸쳐 관직을 제수 받았으나 공조좌랑과 의성현렴으로 잠깐 부임한 것 외에는 모두 사양하였다. 인조조에는 이조참판, 대사헌, 우참찬 등의 관직이 제수되었으나 모두 나아가지 않았다. 영남의 많은 남인 학자들을 길러내었으며 사후 영의정에 추증되었고 시호는 문강(文康)이다. 의성의 빙계서원(氷溪書院), 성주의 천곡서원(川谷書院) 등 여러 곳에 제향되었다. 여헌 선생은 미수 허목(穆)의 스승이기도 하다.
올해도 여느 해와 같이 전국에서 약 250여명의 제관들이 모인 가운데 치러진 2017년도 합천공(은거당)시제는 식순에 의해 양천허씨 송가 제창에 이어 시제 행사가 거행되었다. 올 한 해 동안 대한민국에서 일어난 큰일들이 고유문으로 읽혀졌다.
점심 식사는 너비아니 구이 등 11가지 반찬이 들어있는 도시락과 물, 캔 커피와 아침 일찍부터 맛있게 끓여놓은 시원한 소고기 무국이 제공되는데 지난해와 마찮가지로 참석자 질서있게 모두 줄을 서서 배식을 받았다. 점심도시락은 아침 일찍부터 전자렌지로 모두 따스하게 데워 보온박스에 담아 찬기를 없앴으며 시제에 참석한 아이들 모두에게는 올해도 선물이 주어졌다. 시제 모습 중 한 가지 특별한 것은 올해 합천공파 종회가 도입한 쓰레기 분리수거이다. 음식물, 재활용 불가 쓰레기, 병과 캔류 등 재활용 가능한 쓰레기를 분리하는 쓰레기 수거함을 만들어 놓았는데, 참석한 모든 분들께서 질서를 잘 지키고 또 쓰레기를 분리 배출해 주었다. 분리 배출에 협조해 준 모든 분께 이 글을 빌어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쓰레기 분리 수거을 위해 합천공파 종회가 설치한 쓰레기 분리 수거대)
합천공파종중의 시제를 은거당(恩居堂) 시제라 일컫는 것은 이 곳 묘역의 시제 모두를 지난 300년 동안 은거당에서 모셔온 시제이기에 은거당 시제라 부른다. 은거당(恩居堂)은 미수 허목(穆)이 노년에 숙종대왕으로부터 하사받은 집의 이름이다. 합천공파 종회는 은거당 시제가 조상님들께 단순히 제례 의식을 행하는 것이 아니라, 시제에 참석한 남녀노소 모두 웃으며 즐길 수 있는 문중 축제의 장으로 만들고자 노력해 오고 있다. 물론 시제를 통해 내 뿌리를 한번 더 생각해 보고, 또 조상님의 가르침과 음덕에 감사하는 마음을 갖게하는 것은 당연하다. 이런 연유로 시제 때 낭독되는 축문 또한 남녀노소 모든 제관들이 이해할 수 있는 고유문 형식으로 변경하여 낭독해오고 있다.
(시제를 마치고 함께한 집례, 집사, 축관들)
끝으로 은거당 시제에 참석해 주신 대종회 허완 감사, 허엽 부회장 및 여러 운영위원 그리고 허동 사무총장, 허경행 판도좌랑공파 종회 회장, 각 지파 전 현직 회장들께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시제 준비로 항상 가장 많이 애를 써 준 허중회 합천공파 이사에게도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합천공파종회 총무 허 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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