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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암공파 36세 허찬국 충남대 교수의 칼럼, 2019. 4. 16.
ㆍ작성자 : 허장호 ㆍ작성일 : 2019-04-16 (화) 07:41 ㆍ조회 : 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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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과 전동킥보드

2019.04.16

유행에 무덤덤하고 혁명과는 더더욱 무관하게 살아온 필자가 4차 산업혁명의 한 분야인 스마트 모빌리티 물결을 타는 혁명전사가 되었습니다. 작년 여름 전동킥보드를 장만하여 학교를 오가는 주된 교통수단으로 이용하면서부터입니다.

도보로 20여 분 정도 걸리는 거리를 작년까지 주로 걸어 다녔습니다. 그런데 2년 전쯤부터 넓은 교정에서 전동킥보드가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신기해하다 단거리 개인용 교통수단으로 좋을 것 같아 점점 관심이 갔습니다. 결정적으로 작년 여름 심한 더위에 아침부터 땀을 흘리는 것이 짜증 나 킥보드를 한 대 장만 한 후 자주 이용하고 있습니다.

바퀴가 달린 보드를 발로 차며 타는 킥보드에 전기배터리를 달아 구륜하고, (안장 설치도 가능하지만) 서서 조정하도록 핸들이 더해져 탄생한 것이 전동킥보드입니다. 요즘에는 전기자전거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오토바이와 자전거 중간쯤 되는데 오토바이의 매연, 소음이 없는 것이 큰 장점이죠. 이 분야 자료를 보면 전동킥보드, 전기자전거, 전동휠, 초소형 전기자동차 등 개인형 이동수단을 통칭하여 스마트 퍼스널 모빌리티, 또는 마이크로 모빌리티로 부르고 있습니다. 여기에 우버와 같은 개인수요 대응형 공유모빌리티, 자율주행셔틀처럼 정해진 노선을 순환하는 대중교통형 모빌리티를 더해 스마트 모빌리티라고 통칭하고 있습니다.

전동킥보드는 구름 잡는 소리 ‘4차 산업혁명’의 구체적인 예입니다. 기왕에 청소년들이 주로 쓰던 이동 수단에 전기배터리, 정보통신(IT) 기능이 추가되며 사용자층이 확산되면서 새로운 교통수단으로 진화해가고 있지요. 요즈음 혼자 짧은 거리를 이동하기 위해 대형 SUV를 운행했을 때 발생하는 매연, 혼잡 등의 비효율이 더 눈에 들어옵니다. 점점 선진국의 도시에서 마이크로 모빌리티가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승용차를 대체할 것입니다.

작년 여름 주차장에서 전동킥보드 운전 연습 중인 필자

전동킥보드/자전거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국내 판매대수가 2016년 6만 대에서 2017년에는 7.5만 대로 20% 이상 늘었고 3년 후에는 20만대 판매를 예상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교통수단에 우호적인 해외 선진국 시장의 규모는 더 삐르게 늘 것으로 보이는데, 작년 말의 한 해외 자료는 2025년 세계시장 규모가 31조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정부의 거창한 구호에도 불구하고 교통수단 관련 새로운 발상의 구체화가 상당히 더딥니다. 그 이유를 근래 큰 논란거리인 자동차 공유 서비스의 예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자신들의 영업 영역을 침범한다고 택시업계가 크게 반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매우 실용적이고 친환경적임에도 불구하고 전동킥보드 운행을 둘러싼 여건도 그리 원만하지 않습니다. 두 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첫째는 ‘자전거도 아닌 것이 오토바이도 아닌 것이’(윤선도의 五友歌를 차용한 표현)라 기존 규제의 틀에서 분류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전동 장치가 있기 때문에 오토바이와 마찬가지로 ‘원동기 장치 자전거’로 분류되어 운전면허가 있어야 하고 인도와 자전거전용도로에서 주행을 못 합니다. 최근 저속 운행을 전제로 자전거 길 이용을 허용할 것이라는 방침이 발표되었지만 아직까지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결국 자전거 길을 이용하게 될 것인데 이것이 두 번째 문제점입니다. 그동안의 늘어난 강변 자전거 길에 비해 도시 내 자전거 길은 턱없이 모자랍니다. 전동킥보드와 같은 소형 친환경 교통수단이 체감할 수 있게 도시 교통문제 해결에 기여하려면 차로를 줄여서라도 자전거 길을 확보할 필요가 있습니다.

중국은 훨씬 먼저 전기자전거를 개발하여 널리 사용하고 있습니다. 세계 시장의 90% 정도를 중국이 점유하고 있는데 중국에서 일찍 보급된 이유 중 하나가 별도의 규제 없이 일반 자전거처럼 판매되었다는 점입니다. 그런데 역설적으로 도시의 자동차 수가 크게 늘며 이제는 전기자전거의 차도이용을 규제하고 있다고 합니다. 동시에 무공해 전기 자동차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요.

한국·중국에서는 전동킥보드와 전기스쿠터(electric scooter)가 다른 제품을 지칭하지만 미국·영국에서는 스쿠터가 더 일반적으로 쓰이고 있습니다. 작년 여름 런던을 방문했을 때 직접 전기스쿠터 사용자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아침 일찍 시내 중심부로 향하는 자전거 길을 이용하는 사람들을 볼 기회가 있었는데 약 10명 중 한 명은 전기스쿠터를 타고 있었습니다.

미국, 유럽에서도 이들 이용과 관련된 규정이 정비되어 있지 않지만 한국처럼 국가 단위에서가 아니라 시(市)정부가 관장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많은 곳에서 이용을 허용하는 것이 대세입니다. 우리의 경우와 다른 특징은 대여 사업자들이 전동스쿠터의 확산에 중요하게 역할을 한다는 것입니다. 회원가입을 통해 원격결제가 가능하고, GPS 기능을 활용하여 어디에서나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고 합니다. 유럽의 대도시들에도 Bird, Lime과 같은 미국 임대회사가 사업망을 확장하여 진출하고 있습니다.

끝으로 이용에 관심 있는 분들께 몇 가지 조언을 드립니다. 첫 번째, 안전모를 착용하십시오. 부러진 팔, 다리는 붙일 수 있어도 아직까지 머리는 좀 어렵습니다. 두 번째, 저속 킥보드 운행자 관점에서 보면 도시 내 넓은 차도는 난폭 운전자 전용도로이니 차가 많은 길은 피하시고 이면도로를 이용하십시오. 너무 혼잡하지 않다면 이 도로가 안전합니다. 세 번째, 킥보드는 지면에 가까워 손으로 브레이크를 잡으면서 발로 땅을 짚으면 멈추는 것이 쉽습니다. 상황이 애매하면 무조건 멈춘 후 판단하시고 융통성 있게 차도나 인도를 이용하세요. 마지막으로 횡단보도에서 초록색 신호등이 꺼지기 전에 무리해서 가려고 하지 마십시오. 큰 사고가 날 수 있습니다. 횡단보도에서는 끌고 가는 것을 권장합니다. 이런 점을 유의하면 전동킥보드는 안전하고 편리한 수단입니다. 많은 분들의 혁명 동참을 기대합니다.

* 이 칼럼은 필자 개인의 의견입니다.
자유칼럼의 글은 어디에도 발표되지 않은 필자의 창작물입니다.
자유칼럼을 필자와 자유칼럼그룹의 동의 없이 매체에 전재하거나, 영리적 목적으로 이용할 수 없습니다.

필자소개

허찬국

1989년 미국에서 경제학 박사학위 취득 후 미국 연지준과 국내 민간경제연구소에서 각각 십년 넘게 근무했고, 2010년부터 2019년 초까지 충남대 무역학과 교수로 재직. 다양한 국내외 경제 현상을 조사하고 연구하는 것이 주된 관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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