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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암공파 36세 허찬국 충남대 교수의 칼럼, 2019. 1. 15.
ㆍ작성자 : 허장호 ㆍ작성일 : 2019-01-15 (화) 08:54 ㆍ조회 : 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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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판 아편전쟁

2019.01.15

지금은 고층건물의 스카이라인, 휘황찬란한 야경, 쇼핑으로 유명한 세계적 상업 중심지인 홍콩은 200년 전에는 조그만 어촌이었습니다. 그런데 영국과 청나라 사이의 아편전쟁 결과로 홍콩은 영국의 손에 넘어갔다가 현재의 모습으로 변화했습니다. 오래전의 이 사건이 최근 미국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심각한 마약중독 피해 급증 문제와 어떻게 맥이 닿아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세계적인 상업과 국제금융의 중심지라는 명성에 비해 몇 년 전 찾았던 홍콩의 박물관은 규모나 전시 내용이 좀 빈약해보였지만 아편전쟁(1차 1840-1842년, 2차 1856-1860년)에 대한 내용은 비교적 소상했습니다. 영국이 청나라로부터 많은 차(茶)와 비단을 수입했으나 청나라는 문물이 뒤진 영국에서 살 물건이 없다며 수입을 하지 않아 양국 간의 무역불균형이 문제였다는 경제적 관점의 설명이 있습니다.

하지만 청나라가 영국 상인들이 아편을 밀수출하는 것을 막자 영국군이 광동성 일대에서 청군을 공격하며 전쟁이 터졌습니다. 아편 사용이 확산되며 중국이 ‘동아병부(東亞病夫, 동아시아의 병든 남자)‘라는 말이 나올 정도가 되어 청 조정이 단속에 나섭니다. 영국 선박이 인도에서 아편을 싣고 와 주강(珠江) 하류에서 중국 밀수선에 옮겨 실어 공급되던 아편을 청의 관리 임칙서(林則徐, 1785-1850)가 압수해 폐기했던 것은 적절한 대응이었지요.

승리한 영국이 홍콩섬을 차지했고, 청나라는 자유무역항을 늘리고 개방의 문호를 넓혀 서방 열강들의 접근이 상당히 용이해지는 결과로 이어졌습니다. 1차 아편전쟁에서 세계 강대국이라는 이미지를 구겼던 청나라는 2차 전쟁의 결과 몰락하게 됩니다. 서방 열강들과 불평등 조약이 맺어졌고, 영불 연합군이 경이로웠다고 알려진 북경 인근 황제의 여름 궁전 원명원(圓明園)을 약탈하고 파괴했습니다. 그 자리는 이제 애국적 국사 교육의 성지로 적극 활용되고 있다고 합니다. 시진평 주석이 취임 후 내세운 ‘중국몽’은 19세기 서방 열강에 의해 짓밟혔던 대국의 위상을 회복하자는 것입니다.

지금의 기준으로 보면 아편전쟁은 말이 안 되는 일인데 당시 영국 내에서도 아편을 팔기 위해 전쟁을 일으키는 것에 대해 심각한 반대가 있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제국주의 영토를 확장하고자하는 본능이 승리했고, 외화내빈(外華內貧)했던 청나라가 몰락하며 한반도 인접국들의 세력구도 변화를 촉발했지요.

시간을 빠르게 돌려 현재 미국의 사정을 봅니다. 각종 마약류가 많이 사용되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코카나무의 잎에서 추출된 물질로 만들어진 코카인(cocain)도 미국의 드라마에 자주 등장하는 오락용 마약입니다. 아편의 원료 양귀비에서 추출한 헤로인 역시 코카인과 더불어 미국 등 선진국에서 많이 사용되는 중독성이 강한 마약입니다, 특히 헤로인은 미국의 유명 연예인들 마약중독 사망 소식에 자주 등장하지요. 하지만 최근 혜성 같이 떠오른 펜타닐(fentanyl)류 마약은 차원이 다릅니다.

상당히 치명적입니다. 모르핀보다 80배 이상 강해 실제 엄격한 관리 하에 제한적으로 의료용으로 쓰이는 이 물질은 워낙 그 효능이 강해 매우 작은 양이 치명적일 수 있습니다. 다른 종류의 마약의 경우 미량의 차이가 죽음으로 연결되지 않지만 펜타닐은 다릅니다. 불법적으로 손에 넣은 약의 순도나 용량을 모른 상태에서 눈대중으로 사용하는 사람들이 쉽게 치사량을 주입할 수 있습니다. 미국의 언론에 보도된 질병통제센터의 자료에 따르면 2011년부터 2016년까지 약물중독사망 원인물질 순위 상위 3종은 펜타닐(28.8%), 헤로인(25.1%), 그리고 코카인(17.8%)이었습니다.

마약중독에 의한 사망자 수가 근래 급등하고 있습니다. 마약중독 사망자 수가 2010년대 초반까지 연간 4만 명을 조금 상회했었는데 2017년에는 7만 명을 넘어섰다고 합니다. 7만 명이 넘는 마약중독자 통계는 각종 기록을 깨는 수준입니다. 미국 전체 일 년간 교통사고에 의한 사망자수 약 5.4만 명(1972년 최다 기록), HIV에 의한 사망자수 4.6만 명(1995년 최다 기록), 총기에 의한 사망자수 약 3.9만 명(1993년 최다 기록)을 넘어서는 경악할 숫자입니다. 7만 명이 넘는 숫자는 미국이 베트남과 이라크전의 전사자 규모를 합친 것을 넘어선 것입니다.

펜타닐에 의한 사망자 수가 2013년 이후 약 0.3만 명에서 2017년에는 2.85만 명을 넘어서며 마약중독 사망자 급증의 주범인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또 다른 특징은 과거 중독사가 주로 대도시 저소득지역에 빈번했다면 이제는 도시, 농촌을 가리지 않고 나타나고 있습니다.

남미의 정글의 허름한 시설에서도 제조할 수 있는 코카인이나, 아프가니스탄의 돌담 창고에서도 만들어지는 헤로인과 달리 팬타닐은 의약품을 생산하는 수준의 정밀한 장비와 전문적 지식이 필요해서 제조가 쉽지 않다고 합니다. 미국 정부는 주된 공급원을 중국으로 지목하고 있습니다. 펜타닐과 같은 마약은 부피가 작아 쉽게 국제 택배서비스를 통해 상당한 물량을 배송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효능이 엄청나다보니 소량을 도매가로 취득하여 소매로 유통시키면 얻을 수 있는 이익 역시 상상을 초월해서 문제가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고 합니다

얼마 전 미국 블룸버그통신의 특집 기사는 미 법무부에 의해 주요 공급자로 지목된 인물을 중국에서 인터뷰하는 것으로 시작하는데, 살벌한 범죄 집단 두목이 아니라 의약품 유통업에 종사하는 평범한 40대 가장으로 묘사됩니다. 팬타닐이 불법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는 부분입니다. 두 나라의 정상이 대면했을 때 트럼프가 시진핑에게 마약 규제에 대해 협조를 요청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두 나라가 범인인도협정이 없고, 법과 규제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사이가 좋았어도 중국이 미국의 요청대로 의약품으로 쓰이는 물질을 단속하기가 어려울 것입니다. 지금 두 나라는 무역‘전쟁’ 중입니다.

설령 이런 국면이 조만간에 끝난다 하더라도 약 200년 전 세계 최대 강국이라 자부하던 중국 몰락의 단초가 된 아편전쟁을 기억하는 중국인이 많을 겁니다. 당시 영국만큼은 아니나 미국도 터키에서 조달한 아편을 중국에 팔았던 것이며, 패배한 청나라가 영국과 난징조약(南京條約, 1842년 8월)을 체결한 후 1844년 7월 미국과도 왕샤조약(望廈條約)을 맺었던 것을 기억하는 중국인들도 많을 겁니다, 이들 중에는 작금 미국이 겪고 있는 마약문제는 남의 일이라 신경 쓸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어찌보면 과거의 잘못이 현재의 잘못과 이어진 듯합니다. 단기간의 상업적 이익에 혈안이었던 시대에 도덕적인 이유로 아편전쟁을 반대했던 영국 정치인 글래드스턴(William Ewart Gladstone, 1809년~1898년)의 입장은 시공을 넘어 옳은 것이었습니다.

* 이 칼럼은 필자 개인의 의견입니다.
자유칼럼의 글은 어디에도 발표되지 않은 필자의 창작물입니다.
자유칼럼을 필자와 자유칼럼그룹의 동의 없이 매체에 전재하거나, 영리적 목적으로 이용할 수 없습니다.

필자소개

허찬국

1989년 미국에서 경제학 박사학위 취득 후 미국 연지준과 국내 민간경제연구소에서 각각 십년 넘게 근무했고, 2010년부터 충남대 무역학과 교수로 재직 중. 개방 경제의 통화, 금융, 거시경제 현상이 주요 연구 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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